#진안 덕태산 상고대
노루재 - 덕대사 - 조망바위 - 덕태산(1118m) - 덕대사갈림길 - 암릉구간 - 787봉 - 휴양림 - 용오름폭포(점진폭포) - 백운동계곡 - 노루재 4.72km 5:00
제대로 된 덕태산 이정표가 없어 산행들머리를 찾느냐고 이리저리 한 참을 헤매야 했습니다
내린 눈이 다 녹지 않아 산림욕장 올라가는 길은 빙판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산님이 마을사람들에게 물어서 컨테이너 뒤편으로 길을 찾아갑니다
덕대사 가는 길을 찾아 올라갑니다. 눈은 치워진 상태지만 도로엔 살얼음이 살짝 있어 매우 미끄럽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눈꽃이 너무너무 예쁩니다
오른쪽 리본이 보이는 곳으로 가도 되는데, 눈이 너무 많아 왼쪽 도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한 사람의 수고로 여러 사람이 편하게 갈 수 있어 엄청 고마웠습니다. 라임이도 눈을 치우려 하지만 힘에 부치는가 봅니다
덕태산 정상 까지는 1km라고 합니다
#덕대사
덕대사 위로 보이는 설경에 행여 상고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에 가슴이 콩당거립니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했는지 가지째 부러진 소나무도 보입니다
데크가 눈에 덮여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눈이 많이 쌓여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아이젠만 챙기고 스패치를 두고 온 게 산행 내내 후회가 되었습니다
설경은 너무 멋있고 예쁜데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뒤 돌아보니 산님이 앞에서 길을 내면 그 발자국을 따라 넷이 아닌 한 사람이 지나간 듯 한 개의 커다란 발자국만 남아 있습니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 길에서 길을 찾아 가시는 산님이 감사했습니다
여기저기 고드름이 많이 보입니다
이정표가 없어서 여기가 길인지 아닌지 헤맬 때마다 나타나는 난간줄이 엄청 반가웠습니다
라임이와~
아이젠을 착용해도 워낙 눈이 많이 쌓여 있으니 올라가기가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올라가면서도 다시 내려갈 생각에 걱정이 되는데, 스마트님은 오늘 눈 산행이 너무 재미있다고 하십니다 ㅋ.ㅋ
앉기가 미안할 정도로 고운 눈이 쌓여 있습니다.
햇살이 비칠 때는 바람도 없어 따뜻한데, 해가 구름에 가려지면 바람 불고 춥습니다.
우리 키보다 더 큰 고드름이 신기합니다
경사면을 지나가다 스틱이 눈 속에 빠지면서 중심을 잃어 비탈길로 넘어지며 미끄러지다 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일어나지 못하자 라임이가 내려와 손을 잡아 일으켜 줍니다. ㅠㅠ
힘들고 지칠 때마다 눈꽃과 상고대를 보며 용기를 내서 앞으로 나갑니다
올라갈수록 상고대 떨어지는 소리에 마음은 달려가는데 발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잠깐씩만 보여주는 파란 하늘이 너무너무 반가운데, 바람에 후두득 떨어지는 상고대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소나무 가지에 쌓여 있는 눈이 보기에는 예쁜데, 무거운 거 같아 털어주고 싶습니다
#덕태산
덕태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덕대사에서 1km라는 이정표가 있었는데, 정상까지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ㅠㅠ
방문자 센터로 가는 길엔 발자국이 하나도 없습니다.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가다 점진폭포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눈길엔 위험할 거 같은 구간인데, 난간을 붙잡으며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눈 무게가 무거울까, 아니면 털모자처럼 포근할까 생각해 봅니다 ㅋ.ㅋ
종일 눈 속을 다니다 보니 허기가 찾아옵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거 같아, 바람이 없는 길가에 눈을 다져 먹을 자리를 만듭니다. 오늘따라 컵라면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
능선길은 바람도 불고 눈의 깊이도 더 깊습니다
눈의 깊이가 무릎은 기본이고 허벅지까지 깊은 곳도 있습니다. 눈 속에 자꾸 빠지다 보니 신발과 바지 밑단은 이미 축축해져 있습니다. 젖은 장갑을 갈아 끼우고 갑니다
사방으로 발자국이 있기에 우리 말고도 누군가가 산행을 하는 줄 알았는데 멧돼지 발자국이라 합니다
우리가 가야 할 곳에도 발자국이 길게 이어져 있고, 눈 길을 헤집어 놓은 곳도 있습니다.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지가 휘어진 나무들도 보입니다
나뭇가지에 있던 눈들이 떨어져, 눈 폭탄을 온몸으로 맞아야 했습니다
가지째 찢어져 부러진 소나무가 산 길을 막고 있습니다
리본이 있는 오른쪽으로 가도 되지만, 산림치유원이 있는 왼쪽으로 내려갑니다
#국립진안고원산림치유원
#백운동계곡
#점진바위 : 눈짐작으로 나뭇가지를 잘라 바위틈에 맞추어 봤을 때, 한 번에 들어맞으면 아들을 낳고, 작거나 크면 딸을 낳는다고 하여 아들을 못 낳은 부인들이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점진폭포(용오름바위)
1km 오르는데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은 처음입니다. 무섭기도 했지만 스릴도 느낄 수 있었던 덕태산 산행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습니다. 산우보다는 생사를 같이한 전우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음에 모두 감사하고, 힘든 산행에 선물처럼 먹은 삼겹살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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